영화 아수라 [기대작! 악인들의 다툼!]

영화 아수라 [기대작! 악인들의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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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는 '런어웨이'(1995)로 20여 년 전 국내 영화계에 낯선 누아르 영화를 선보인 김성수 감독이 이 장르의 '끝판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는 심정으로 만든 듯한 영화인듯 합니다.

'아수라'는 작심하고 악인들만을 보여줍니다.

밑도 끝도 없는 무자비한 악인, 동정이 가는 악인, 공권력의 얼굴을 한 악인, 서서히 악에 물들어 가는 악인이 서로를 물어뜯는 악인열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재개발 열풍이 한창인 안남시의 박성배(황정민) 시장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증인 납치, 살인교사 등 온갖 나쁜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강력계 한도경(정우성) 형사는 그런 박 시장의 궂은일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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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형사는 아예 형사직을 그만두고 박 시장의 수행팀장으로 들어가려다 일이 꼬입니다.

그의 정보원이자 박 시장에 불리한 진술을 한 증인을 납치·협박한 마약중독자 작대기(김원해)의 존재를 알아챈 선배 형사랑 다투다가 그만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수원지방검찰청 특수부 김차인(곽도원) 검사와 도창학(정만식) 수사관 등 검찰은 이 사고를 계기로 한 형사의 약점을 파고들며 박 시장의 비리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내놓으라고 압박합니다.

한 형사는 김 검사와 박 시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자신이 살 길을 모색합니다. 한편 한 형사의 권유로 대신 박 시장의 수행팀장이 된 한 형사 후배 문선모(주지훈)는 박 시장의 심복으로 변모해가면서 자신을 후배로만 여기는 한 형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영화는 지옥으로 빠져들어 갈 수밖에 없는 악인들의 모습을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이끌어갑니다.

그중 검찰과 박 시장이라는 양대 세력에 끼인 한 형사의 극 중 설정이 돋보입니다. 검찰에 약점이 잡혀 검찰 편을 드는가 싶다가도 검찰이 못 미더워 박 시장을 배신하지 못하는 한 형사의 모습은 영화 '밀정'의 이정출 이상으로 갈등하는 밀정처럼 비칩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전개도 중간중간의 작은 반전들로 극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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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가 가진 힘은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 맞대결에서 나옵니다.

한 형사와 도 수사관·김 검사·박 시장·문 형사, 박 시장과 김 검사 등 악인 둘 또는 셋을 한 프레임에 가두고 끊임없이 싸움을 붙이고 있습니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우리 영화계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최대한 뽑아내겠다는 심산인 것처럼 보인다. 그만큼 배우들이 뿜어내는 연기가 강렬하다.

눈에 띄는 액션 장면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빗속 자동차 추격신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기술적 성취도를 보여줄 뿐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까지도 표현한다는 점이 좋습니다.

상가 옥상, 청과물 시장, 외국인 거리, 사격장 등 안남시의 모습도 악인들의 지옥도를 사실감 있게 보여주는 배경으로 적절하게 스크린에 구현됐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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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은 21일 영화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열심히 나쁜 짓을 했지만 큰 보상도 못 받고 난폭한 두목 밑에서 구박받다가 위기 상황이 되면 제일 먼저 나가떨어지는 시시한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고 싶었다"며 "일반 액션 영화의 선악 구도가 아닌 온전히 악인만 등장하는 폭력의 생태계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스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영화를 이해하고 본다는 의미에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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